7월 1일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불광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28 재보선 서울은평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언론보도를 확인해 보면 이재오 후보가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재오 후보의 선거공약을 훑어보면 그가 과연 국회의원 후보인지 구청장 후보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이재오 후보의 첫째 공약은 지역발전 공약이다. 뉴타운 건설 이후에 더욱 심각해진 교통란 해소책, 즉 경전철 뉴타운까지 확장, 6호선 뉴타운역 건설, 제2통일로 건설 등의 교통공약과 뉴타운에 종합대학병원 유치가 그 주요 내용을 이룬다.

이재오 후보의 공약은 은평 지역의 취약점인 교통과 의료 문제를 건드리고 있으나, 뉴타운 중심의 지역공약이다. 종합대학병원의 뉴타운 유치는 장상 민주당 예비후보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물론 이러한 공약은 이재오 후보가 여권 실세이니만큼 더 잘 집행할 것 같다. 그런데 힘 있는 사람이 나서서 지역의 민원 사항을 해결해 주겠다는 발상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에 이재오 후보가 제시한 해법은 진부하기 짝이 없다. 대중교통이용을 늘려 승용차 숫자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면 도로건설로 승용차 이용만 늘어날 뿐이고 교통체증은 해소되지 않는다. 의료서비스의 공급 문제 역시 공공서비스의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부터 강구되어야 마땅하다.

더 큰 문제점은 지역발전 공약의 경쟁은 구청장 선거에나 어울린다는 점이다. 이재오 후보는 혹시 오는 7월 28일에 구청장 재선거가 실시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일까? 물론 이재오 후보가 그 정도의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지역개발과 실세 정치인의 관계를 잘 알고 잘 활용하고 있다. 이재오 후보는 민주당 출신의 “구청장과 협조해서 그분들이 지역발전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면 저도 도우려고 한다.”(오마이뉴스 인터뷰, 2010.7.1.)고 말한다. 이는 구청장이 민주당이라도 의원은 여권 실세가 되어야만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암시로 들린다.

하지만 이재오 후보는 자신이 출마한 선거가 국회의원 재선거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재오 후보도 두 번째 공약으로서 서민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한다. 무릇 국회의원 후보라면 지역개발 공약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차원에서 서민경제 살리기에 대한 비전과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제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이재오 후보의 서민경제 살리기는 그 흔한 자영업자 대책 등도 빠져 있는 등 아무런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추상적인 의지 표명에 불과하다. 물론 이는 중도실용 서민우선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가 말 뿐이고 실제 정책은 서민수탈정책 일색이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한계일 것이다. 하지만 이재오 후보가 ‘서민경제 살리기’의 아무런 내용도 제시하지 않는 한에서,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서 소통의 길을 열겠다.”는 세 번째 공약은 더 더욱 공허하게 들린다. 서민경제 살리기를 위해서 그는 도대체 어떤 쓴 소리를 하겠다는 것인가? 여기에 대해 아무것도 밝히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 어떻게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말을 믿으라는 것인가?

7.28 은평을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과 무관하게 끌고 가겠다는 것이 이재오 후보의 선거전략이다. 이재오 후보에게 지역선거화는 전체 선거전략의 일부분이 아니라 기본적인 전략 사항이다. 정권심판의 여론이 만만찮기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의 지원 약속도 거절하면서 한나라당의 어떤 외부 인사도 지역에 와서 지원하겠다면 정중하게 거절하겠다고 말한다. 정권심판을 왜 하필 은평을에 와서 하느냐는 것이다.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고 옹졸한 전략이다. 스스로 정권탄생의 한 축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있으면서 또한 사량침주(捨量沈舟)의 배수진을 쳤다면서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이명박 정부의 과실은 안고 가지 않겠다는 말은 너무나 편리하고 자기중심적인 발상이다. 국회의원 선거는 국정 전반에 대한 대안제시를 비켜갈 수 없고, 이재오 후보가 원하는 은평을 선거의 지역화는 정치발전에 역행한다. 국회의원 선거는 구청장 선거도 아니고, 지역 현안을 해결할 유력한 로비스트를 선임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재오 후보는 은평을 지역 유권자를 “사랑하는 은평가족 여러분”이라고 부른다. 은평구는 마땅히 공동체가 되어야 하지만, 그 공동체는 가족공동체가 아닐 것이다. 현대가족, 삼성가족, 과거의 대우가족과 같은 의미에서라면 더 더욱 ‘가족’이라는 말은 부적절하다. 어쨌든 우리가 한 가족이라고 치자. 그 가족을 찢어놓은 것은 10년간의 소위 ‘민주정부’의 사회양극화 정책이었고 더 격렬하게 더 이상 소통이 안 될 정도로 찢어 놓은 것은 이명박 정부 아닌가! 들판에서 태어나서 들판에 피어난 꽃처럼 살아 왔다는 이재오 후보, 사량침주(捨量沈舟)의 각오라면 정권의 운명을 걸고 일회전을 하는 것이 떳떳하다. 이 정권에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겠다면 더 더욱, 그 쓴 소리를 이번 재선거부터 시작하는 것이 당당하다.
 

 
2010년 7월 2일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 예비후보 금민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기본소득네트워크 운영위원장 금민

트랙백 주소 : http://geummin.net/trackback/159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저런 2010/07/02 14: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전인수격 해석이네요.
    보니깐 불광동넘어서 보건원부지에 모 40층 타워 조성하는것도 있고, 어린이체육센터 건립도 있고
    세입자대책도 있는데 다 빼고 저렇게 얘기하는건....무슨 뉴타운공약만 한것처럼 호도하는거네요
    머 저는 이재오 지지자입니다. 저번에는 아니었는데....국회의원이 물론 서민경제를 살려야겠지만
    그건 국회가서 할 이유고, 지역 국회의원선거에는 지역발전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금민후보는 대선후보셨으니..큰 공약만 하려고 하나 봅니다.

    • 이런 2010/07/02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전인수는 이재오 후보에게 적합한 말입니다.

      이미 서울시와 은평구가 지난 2월에 발표한 보건원부지 40층 랜드마크 타워 조성 계획을 무슨 자신만의 공약처럼, 그것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미는지...

      은평구민들, 국민들이 바보인줄 아세요? 이재오 후보가 이번 은평을 선거를 정권심판론에서 벗어나 지역일꾼 뽑는 선거로 만들고 싶어한다는 것은 이미 세상이 다 아는 일입니다. 이재오 후보 출마선언을 보도한 웬만한 일간지들도 모두 그렇게 평가하고 있지요. 눈 가리고 아웅해도 유분수지.

      금민 후보 성명 보니까 핵심은 이것인데 뭐 뉴타운 공약만 한 것처럼 호도하네, 아전인수네 하는 것은 완전 넌센스입니다.

      저는 이번에 금민 후보를 지지해야 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인데요. 이유는 차기 대선 후보에 거론되시는 정권실세 이재오 후보가 마치 구청장 후보인냥 지역발전 공약만 쏟아내놓고, 당선되면 2012년 선거까지 박근혜 전 대표랑 싸우는 일에만 골몰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이재오 후보는 은평에서 3선이나 하신 분이라서...국회가서 할 일은 공약하지 않아도 되나 봅니다.

  2. replica watches 2012/05/14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이 없습니다.